연초인데, 과속스캔들을 제외하고는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취향에 맞는 볼만한 영화가 거의 없더군요. 키아누 리브스의 지구가 멈추던날 마져 안겨준 실망감을 생각해 본다면, 다신 극장에서 영화 안 보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ㅋㅋㅋ
음냐,,,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들이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병원에 다녀오느라 모처럼 서울 올라가서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식사도 같이하고 내려왔답니다. 요즘 말 많은 쌍화점이었지요.
지금부터는 쌍화점이라는 영화 본 느낌을 나름 저만의 '딴지'스럽게 적어보겠습니다.
상세한 영화 스포는 아니지만, 이 영화에 대한 일말의 스포도 원치 않는 분들이라면, 보시지 마시길....
영화를 보신분들이라면, 댓글 환영입니다.~!
1. 초반부
공민왕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영화는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민왕이 사랑했던 노국 공주가 죽은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송지효씨가 왕후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분부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으며, 감독 유하씨는 공민왕(주진모)과 홍림(조인성)을 첫만남에서부터 동성애적인 부분을 강조합니다.
- 그러나, 역사라는 것이 승리자의 가위의 역사(권력자에게 유리하게 편집한다는 말~)로써, 현존하는 역사서는 기득권 세력(당시 고려 말의 신하들-지금의 국회의원들:영화속에서도 나오지만, 왕을 기만하고, 자신들의 세력 확장에 눈이 먼자들)에 의해 작성되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일 수도 있고, 그렇게 만들어질 수도 있는데, 감독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보다 참신한 생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기존의 이야기를 통해 동성애 코드를 이야기하려는 듯 했습니다. ㅋㅋㅋ... 보다 쉽게 예를 들면, 삼성이 mbc를 소유한다면, mbc에서는 절대 삼성 비판 기사가 나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죠. 게다가, 그 시대에는 힘있는자만이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공민왕이 개혁을 실패하면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적대적인 주변 세력이 매우 많았던 상황이었기에 그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인 판단은 사실 꽤 객관적이지는 않을 듯 합니다. 결혼해서 노국 공주를 그토록 사랑했는데, 공주가 죽은 후, 슬퍼하다가 갑자기 노국 공주를 닮은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찌 좀.... ㅋㅋㅋ
2. 중반부
- 초반부의 공민왕과 홍림의 배드신을 보여주며, 감독 유하씨는 그들의 확실한 동성애 관계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쇠뇌를 시켜줍니다. 이 영화는 그 둘이 찐한 동성애 관계라는 것이 설정되지 않으면 더 이상 이야기를 이끌어가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중반에 이르면서, 감독은 영화 진행상 꼭 필요한 긴장감과 이야기의 격정사를 만들기 위해, 홍림과 왕의 아내-왕후(송지효)와의 고려시대판 씨받이로 3인 모두의 감정이 심각하게 요동치게 됩니다. 공민왕은 홍림에 대한 감정이, 홍림은 왕과 왕후에 대한 감정의 기복, 왕후(송지효)는 공민왕에게 그 동안 버림받아왔던 원인 제공자 홍림에 대해 점차적으로 마음을 열어주는 다소 심하게 비정상적인 삼각 관계를 말하는 것이지요.
홍림을 믿었던 공민왕, 공민왕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홍림의 왕후에 대한 애정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왕후 역시 홍림을 사모하게 되면서, 이들의 삼각 관계는 영화의 핵심이 되지요.
3. 후반부
각자의 사랑을 꿈꾸며, 영화는 성별에 상관없이 사랑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이기적인 사랑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후반부에서는 왕후와 홍림간의 사랑이 타오르고, 그들의 사랑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 공민왕은 그들의 사랑에 대해 일방적인 소통으로 접근하게 되고, 왕후와 홍림은 왕의 일방적인 소통에 대해 저항을 하게 되며, 역사적인 사건 현장으로 이야기가 최고조에 이르게됩니다.
딴지.1
감독이 유하씨라서 기대를 했었지만, 과거 멀죽거리 잔혹사에서 보여주었던 진행 방식과는 다소 비슷하면서도 조금 구식스러운 진행방법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던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공민왕을 음해하려는 암산단이 공격했을 때의 격투신을 보더라도, 요즘 왠만한 TV사극에서도 보여주지 않은 어설픈 격투신은 황당할 정도였으니, 감독이 사극 액션에 대해서는 조금 무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한, 항상 36명의 최고의 무술 호위대가 지켜주는 왕인데, 겨우 50명정도의 암살단을 보내는 것도 좀 웃기도 하고...ㅋㅋ
사랑에 대한 주인공들의 감정 표현도 최근 영화에서 보여주는 표현 방식보다는 80년대식 드라마에서 보여줄만한 방식이라고 할까요.... ㅠㅠ
80억을 쏟아부은 대작치곤... 아쉽네요.
딴지.2
영화관에는 여성 관객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무래도 홍림(조인성)과 왕후(송지효)씨의 배드신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영화에서도 상당부분 및 아무 세밀하게 그들의 정사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배드신이 너무 적랄해서, 선뜻, 어린 시절 보았던 옥보단이 생각날 정도였으니까요.... 옆에 여자분들, 손으로 눈 가리시면서 볼 껀 다 보시던데..... 하지만, 이 영화는 조인성이 한국의 진관희로 거듭나는 것도 아닌데, 이들의 배드신이 불필요하게 너무 많은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자칫 영화의 중심에 혼선을 주지는 않았나 합니다. 게다가, 초반부 공민왕과 홍림의 뜨거운 정사 관계 이후 보여주는 왕후와 홍림의 정사씬은 매우 부도덕적으로 느껴지도 했습니다. 꼭 정사 관계로 그들의 음탕한 사랑에 대한 관계를 보여줄려고 했는지, 다소 아쉽네요. 물론, 목걸이나 쌍화(원나라 만두)가 그들의 위험한 사랑 관계를 확인시켜주지만, 정사씬이 너무 강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ㅠㅠ
딴지.3
역사적인 배경으로 한 영화지만, 감독의 소신이나 새로운 해석, 관객을 놀라게 만들어줄 만한 구성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광해군의 경우 과거 역사서에 의하면 폭군으로써 정말 형편없는 왕의 자질을 갖았다고 평가해왔습니다만, 최근 당시 시대적인 배경 및 새로운 자료들에 의해 재평가된 최근 시각은 미래를 볼 줄 알았던 현인이었습니다만, 암살로 인해 위와 같은 평가에 머물렀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으면 좋았으련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위의 역사인지라 권력을 쥔 사람에게 항상 유리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역사적인 사실인데,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나 새로운 접근의 해석이 없어 보입니다. 단지, 감독이 동성애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공민왕 스토리를 빌렸다는 느낌 정도.... 이 영화가 관객에게 스토리상 놀라운 느낌을 주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까요.... 만일, 이명박 정부 및 한나라당의 언론 악법과 영화에서의 잘못된 역사관이 얼마나 큰 위협적인가를 이야기했다면, 요즘 분위기를 타고 더 큰 관심을 갖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딴지.4
이 영화를 본 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난다 싶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왕의 남자'가 떠오르더군요. 동성애 설정, 중반부가 넘어서면서 공민왕(주진모)이 쌍화점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 삼각 관계를 통한 왕에 대한 감정 등 분위기는 살짝 비슷한 느낌이 있더군요. 물론, 두 영화는 분명 다른 영화이지만, 비슷한 분위기가 어느정도 있었다는 얘기는 오해 마시길.....
그래서인지, 이 영화 보고 전 쌍화탕이 생각나더군요. 그냥 쉽게 흘려보내는 드링크 느낌...??
딴지.5
조인성씨의 연기는 제게는 어울리지 않난 봅니다. 광고에서의 그의 모습을 괜찮을런지 모르겠지만, 홍림의 감정의 변화와 이와 관련한 심리적 고통을 보여주기에는 과거 TV드라마에서 보여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보입니다. 공민왕과 홍림이 서로의 감정 대립으로 싸울 때의 모습을 보시면 홍림의 감정 표출이 상당히 어색하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며, 후반부 공민왕과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홍림은 기존의 조인성 연기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주진모씨가 이러한 조인성씨 연기때문에 한 등급 위로 보이지만, 사실 주진모씨 역시 과거 그의 연기 수준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이라 살짝 아쉽네요. 당시 시대적인 개혁을 맡았던 왕이라기 보다는, 사랑에 빠져 사는 왕의 수준을 감독이 요구했을지도 모르지요.
딴지. 6
승기(심지호)를 보다 심리전으로 잘 활용했다면, 영화의 반전과 보다 속도감 및 긴장감을 주었을텐데, 감독은 승기를 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승기는 홍림대신 공민왕의 총애를 받는 역할이면서도, 왕과, 왕후, 홍림의 삼각관계를 활용하여, 자신에게 위협적인 요소를 제거하면서, 자신의 욕구 충족을 완성하는 역할인데, 승기의 역할이 너무 쉽게 설정되어 있어,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 역할을 좀 더 비열하게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을 텐데, 이점이 가장 아쉽더군요.
물론, 이 영화에서 괜찮은 점도 있습니다. 순수하게 왕과 왕후, 홍림의 삼각관계만으로 영화로써의 사랑 이야기로 본다면 달리 느껴질만한 영화이기도 합니다만.... 영화에 대해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분들이라면, 혹시나 영화 마켓팅으로 인해 후회하지 않으시라고 새벽녘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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