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오늘 새벽녁에 비가 오네요. 우산 없이 외출하신 분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온몸이 젖어서 감기 걸리신 분들이 있으실 거에요. 왜 기상청은 제대로된 예보를 못할까하며 원망도 해 보지만, 최근 5년 동안 기상청이 허당 일보만 예보를 하다 보니, 이제는 아예 원망하기도 귀찮아지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 역시 잠깐 집 근처 은행에 돈좀 찾으러 갔는데, 무슨 비가 갑자기 쏟아지더니, 마구 내리더라구요. 비 맞고 갈 거리가 안되어서 그냥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세수도 안 한 얼굴로 하루종일 은행에 오는 사람들 얼굴 마주치는 것도 싫고.... 정말 진퇴양난이었어요. 잠시 돈만 찾고 집에 가서 자다가 다시 저녁에 지인들과 술 한잔 할려고 했다가 허당 기상 정보로 짜증나는 순간이었죠. 얼굴에 기름 좔좔...ㅋㅋ
그런데, 한참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20세 정도되는 여자분을 휠체어에 태워서 은행안쪽으로 올라오시더라구요. 할아버지가 뒤에서 밀어서 겨우 비가 들이치지 않는 은행 안쪽으로 올라오기는 하셨는데, 많이 힘드셨는지 헉헉거리시고, 잠시 후 할아버지가 은행 앞에서 내리는 택시를 잡아서 가셨죠.
할아버지와 여성분들도 저처럼 비를 피할 곳이 없어서 많이 젓으셨더라구요. 연세도 꽤 되신 것 같은데, 갑자기 내린 비로 감기 걸리셨을까봐 걱정이 앞서네요.
그런데, 할아버지와 휠체어를 탄 여자분이 떠나신 후 비를 맞으며 서 있는데, 평상시에는 무심코 다니던 장애우를 위한 계단을 통해 왜 할아버지가 힘들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보실래요 아래의 사진은 은행의 장애인용 계단을 촬영한 것인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왜 할아버지가 힘드셨는지, 얼마전 장애인 올핌픽이 열렸을 때, 많은 분들이 성토를 하셨지만, 말로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말고, 정부와 기업 모두가 왜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행동으로 옮겨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은행 계단 옆의 welcome이라는 마끄럼 방지 깔판과 함께 보여지는 장애우 계단인데요.
눈으로 보아도 경사가 가파르다는 것을 바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보니까 도저히 감이 안오신다고요.....
아래 사진을 보세요.
계단을 보시면 총 3개죠.... 여러분들 이 사진을 보시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혹시 지금 밖에 나가서 계단 3개를 한번에 넘어보세요. 사실 성인 남자인 저도 급한일이 아니고서는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계단을 3개씩이나 한꺼번에 오르지는 않습니다. 3개씩 한번에 오르는 것이 쉽지도 않고요.... 저렇게 짧고 가파른 경사를 장애우분들이 무슨 수퍼맨도 아니고, 아무런 도움없이 어찌 혼자 오를 수 있을까요. 생각같아선 건물의 은행장을 휠체어를 태워서 영업시간동안 휠체어 오르내르기나 시켜 보고 싶더군요.
길가 도로는 왜 이리 울퉁불퉁하게 보이는지....쩝.... 저런 도로에서 비가 오지 않았더라도 휠체어를 제대로 끌고 다니실 수 있었을까요???? ㅠㅠ
이런 환경속에서 여지 껏 살아오신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여자분과 함께 이 가파른 경사를 오를려고 하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계다가 휠체어에 있는 여성분의 무게의 힘까지 할아버지가 견뎌내셔야했으니 더욱 힘드셨겠죠. 그것도 모르고 그저 구경한 저는 더 잘못한거구요..........ㅠㅠㅠ 에효....
여기서 또 다시 집어봐야할 것은요... 만약 여자분 혼자 휠체어를 끌고 나왔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말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일단 기상청 오보로 인해, 온몸이 다 젖으셨을꺼고, 정부에 허구한날 도로 새로 깔면서도 여전히 저렇게 올록볼록한 도로만 깔다보니, 비가 내리면 급한 마음에 빨리는 가고 싶은데, 사방이 불편하게 보여지는 울통불퉁 도로와 가파른 경사로 오죽 불편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우리가 너무 장애우에 대한 제도와 사회적인 실질적인 배려를 부족했다는 것을 새삼 느껴집니다.
지난 연말에 장애우 방송에서 본 내용이 갑자기 생각나는데요. 장애우분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무척 꺼리신다고 하네요. 왜 그럴까요. 누가 그랬을까요... 휠체어를 타고 외출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요소가 사방에 깔려있고, 갑작스런 기상변화로 인한 사고 위험, 건물이나 지하철을 오를 때마다 겪어야하는 불편함,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던데,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데, 그 때 제가 시청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방송이 후 과연 바뀐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얼마전 이명박 정부는 장애인과 관련된 예산을 줄인다고 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제도와 시설이 열악한데, 국민을 섬기겠다는 것인지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네요.....
이번 일로 저도 많이 반성했고요. 앞으로, 거리에서 저렇게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느라 고생하시는 장애우 분들이 계신다면, 거침없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과 다짐이 들고요.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면, 외출을 하지 못하고 어디선가 휠체어를 고히 모셔놓을지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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